이도우 작가의 로맨스 소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읽고
사랑은 마음을 설레게도 하지만 힘들게도 한다
이 소설을 쓴 이도우 작가는...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이후 글을 쓰는 일로 먹고 살았다. 라디오 작가와 카피라이터로 일을 했고, 웹소설을 쓰다가 책을 출간하며 작가가 되었다. 다른 소설가들이 프로필에 쓰는 등단 이력은 없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마음이 편안해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작품을 쓴다. 2004년에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로 데뷔를 했고, 이 책은 25만부 이상이 팔려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그 외의 작품으로 《밤은 이야기하기 좋으니까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잠옷을 입으렴》 등이 있다.
인상적인 구절
시람이 말이디... 제 나이 서른을 넘으면, 고쳐서 쓸 수가 없는 거이다. 고쳐지디 않아요. 보태서 써야 한다. 내래, 저 사람을 보태서 쓴다... 이렇게 생각하라우. 저눔이 못 갖고 있는 부분을 내래 보태줘서 쓴다. 이렇게 말이디.
사랑은 참 어렵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더욱 어렵다. 어릴 때에는 그저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고 세상을 조금은 알겠다 싶은 생각이 들수록 사랑은 더 어려워진다. 자꾸 그 사람이 부족한 부분이 눈에 밟히고,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원래 저런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에, 내가 어떻게 저런 사람과 만나고 있는가 하는 회의도 들기도 한다.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속의 구절처럼 그 사람이 변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부족한 부분을 내가 보태주고 채워주면서 살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마음을 설레게도 하지만 힘들게도 한다
사랑은 마냥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길거리를 걸어가는 연인들이 알콩달콩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여자 친구가 사귀게 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사랑이 꼭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랑이라는 단어로 만났지만, 본질적으로 두 사람은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함께 하는 가운데 의견 충돌이 나기도 하며 다툴 수도 있으며, 헤어질 수도 있다. 영원히 함께 하자며 이야기하지만, 하루 아침에 싸우고 헤어질 수도 있는 것이 사랑이다.
하지만 사랑은 힘든 순간을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직장 생활이 힘들더라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맡은 일을 꾸준히 하는 사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새벽에 일어나 먼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는 이도 있다. 사랑이 가지고 있는 힘은 강하다. 힘든 순간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다. 박진영의 노래 [영원히 둘이서]에 보면 이런 가사가 나온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작은 우산을 함께 받쳐든체 / 서로의 체온을 나눠 비바람 속에서 견뎠고 / 언젠가는 밝은 햇살이 다시 빛나리라 믿었어'. 힘든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 좋은 시간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 순간을 함께 버티며 이겨낸다면 사랑이 가지고 있는 힘도 더욱 강해지지 않을까?
'N포 세대' 라는 신조어가 있는데, 거기에 제일 먼저 들어가는 것이 '연애'라고 한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한 번 읽어보면서 연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계기가 생겼으면 하는 바램을 밝히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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